역(逆)직구 활성화…“이젠 아웃바운드”
한류 열풍으로 해외 오픈마켓에서도 우리나라 패션과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상품을 직접 구입(직구)할 수 있는 ‘역직구 쇼핑몰’이 뜨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에서는 한국 제품 관련 키워드로 검색되는 상품이 4005만여개나 된다.
해외 오픈마켓에서 역직구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상품을 책임지고 배송해야 할 몫은 택배 등 물류기업에 있다. 해외 소비자들로에게 역직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빠르고, 더 안전한 물류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SCM팀장
2012년 5월, 이맘때쯤 일이다.
필자는 본지를 통해 해외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의 사례를 통해 ‘해외직구(해외 인터넷 직접구매)’에 대해 소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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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 만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해외직구이지만 이제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해외직구가 국내 유통지도를 바꾸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몰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지경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지난해 해외직구로 소비한 금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년대비 111% 늘어난 수치로 해외직구가 전체 소비재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까지 확대됐다.
의류, 건강식품 위주였던 해외직구 품목은 최근 유아용품, 식품, 가전제품까지 확대되고 있고 구입지역도 미국에 더해 중국, 독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문 배송대행업체의 등장,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의 활성화로 해외직구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세관장 신고 기준으로 보면 2009년 60%를 상회하던 의류, 신발, 건강식품, 화장품 등의 비중이 48%로 줄어든 반면, 기타로 분류되어 있던 품목들이 52%로 급증했다. 세부 품목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들 품목들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의류, 신발 등을 제 외한 주요 구매 품목으로 ‘유아용품 및 의류’(29.3%, 복수응답 기준), ‘가방, 지갑’ (28%), ‘식품’(14%), ‘전자제품’(11%)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의류, 건강식품 등 긴 배송절차에 크게 구애 받지 않던 품목 위주에서 이제는 커피, 초콜릿 등 기호식품 과 TV 등 전자제품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구매지역도 다양화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의 구입이 해외직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로부터의 구입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1.6%에서 2012년에는 73.9%로 다소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독일의 비중은 2010년 1% 내외의 비중에서 2012년 각각 9.7%, 5.2%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과 인천공항세광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 규모는 1115만9000건으로 2012년 794만4000건 보다 40% 가량 증가했으며 지난해 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국제 특송화물의 국내 반입량은 1003만 여건으로 2012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특송화물(1446만8000건)의 70%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해외직구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대표적 원인에 대해 국내 소비시장의 낮은 개방도를 꼽는 사람도 있다. 낮은 소비 개방도가 제품 다양성을 부족하게 만들고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외 가격차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국가 경제 전체로 볼 때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의 개방도는 이보다 낮은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전까지는 상품의 가격 비교가 국내에서 제한됐다면 지금은 현지의 상품 가격과 비교를 통해 좀 더 저렴한 곳에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배송은 좀 늦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소비자들이 몰렸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상품 가격을 검색해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다시 말해 현재의 쇼핑몰은 가격 경쟁력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상품 구성과 특화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
2년이 흐른 지금. 해외직구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와 반대되는 아웃바운드의 새로운 시장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국내 소비자들만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홍콩·대만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권역에서는 한국 소비재 제품의 직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POP·드라마 등의 한류 문화컨텐츠의 인기로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한 소비자들의 국가별 구매력을 살펴보면 중국이 글로벌 평균의 3.3배, 홍콩이 2.7배, 대만이 1.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전자상거래업계는 해외직구의 열기 못지않게 해외 역(逆)직구 열풍도 거세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쇼핑몰을 통해 직구에 눈을 돌리고 있는 반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를 만회하기 역직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11번가의 경우 수년전부터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아마존과 이베이, Q10 등에 상품을 등록하여 판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롯데닷컴에서 ‘롯데닷컴 글로벌관’을 신설해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여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오픈마켓과 종합몰은 물론 소호(SOHO)전문몰들이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역직구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소호전문몰들의 대표 카테고리인 동대문 의류상품들을 취급하는 쇼핑몰들의 경우 다양한 상품군과 쇼핑몰 MD(머천다이저)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활동 무대를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동남아권의 한류(韓流) 열풍으로 국내 상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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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구와 역직구의 시장을 만들어 낸 핵심은 바로 물류에 있다. 해외직구의 경우, 몰테일과 같은 업체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성장은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중에 역직구 시장은 물류 서비스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국내 역직구의 경우 대형 쇼핑몰에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몇 년전 해외직구 시장을 개척해 나갔던 몰테일과 같은 기업들이 늘어나 소호전문몰들을 위한 역직구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많은 기업들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직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국내에서만 직구 시장은 지난해 1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역직구의 경우, 그 시장의 규모가 몇 배가 될지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큰 시장이다.
직구 시장을 물류를 통해 개척했듯이 역직구 시장 또한 물류를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물류 기업들이 역직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졌다. 물류로 국경 없는 쇼핑시대가 다가왔다. 전자상거래 어느 분야에나 물류가 핵심인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국내 물류기업들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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