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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Column

[CLO 기고글] CLO가 되고 싶은 이유






인터넷 쇼핑몰 물류업에 14년째 종사하면서 국내에서 요즘과 같이 물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인터넷 쇼핑몰이 시작되던 90년대말과 2000년대초에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판매자들이 직접 발송하는 drop ship 방식의 물류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고 초창기 물류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맞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고객 배송을 책임지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송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대형 물류센터가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었고 d&shop 에서  pick up & delivery 방식의 Cross dock 물류센터를 운영하던 것이 물류에 대한 색다른 시도였다 

해외에서 배송 서비스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깨달은 곳은 아마존이었다. 처음에는 상품 정보를 인터넷에 등록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대형 총판 ( 출판사의 도서를 대량 유통하는 곳 )에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drop ship model 을 취했었다 그 당시 인터넷 쇼핑몰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대형 매장이 필요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고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가지고 성장하고 있었다 이는 비단 인터넷 쇼핑몰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업 전반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으로 많은 벤처가 생겨났고 그로 인해 고속 성장 할 수 있었다 

하지만 drop ship model 로 운영하면서 잦은 품절 및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이 쌓이면서 배송 만족도를 높이지 않으면 더이상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된 제프 베조스 ( 아마존 창업자 )는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시작으로 물류는 아마존의 핵심 서비스로 아마존의 고속 성장을 뒷받침 해오고 있으며 FBA (Fulfilment by Amazon ) 라는 서비스로 판매자의 물류 대행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AWS (Amazon Web Service ) 라는 웹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아마존의 핵심 경쟁력을 사업화하여 추가적인 매출과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하게 물류센터를 구축하게된 곳이 미국의 ZAPPOS 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마존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1999년에 신발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해 10년만에 년간 10억 달러 ( 1조 2,000억원 )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독특한 기업 문화와 특별한 고객 만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2009년에 아마존에 12억 달러 ( 1조 4천억원) 에 인수되었다 

재포스도 아마존의 초창기 시절과 동일하게 drop ship moedl 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품절과 배송 지연의 문제로 매출이 정체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토니쉐이 ( 재포스 CEO )는 2003년 drop ship model 에서 in-hous inventory model 로 사업 방향을 바꿔 상품을 매입하고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이를 통해 매출이 급성장하게 되어 오늘날의 재포스로 성장하게 되었다.

2003년에 이르러서는 고객 서비스가 회사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프레드가 말했다 “ 우리가 팔고 싶어하는 브랜드 중 다수가 생산자 직송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죠. 그 브랜드들의 시스템과 창고에서는 우리가 받은 주문을 처리해서 창고에서 우리 고객으로 바로 제품을 보낼 수가 없어요. 게다가 생산자 직송을 할 수 있는 브랜드들도 최고 인기상품은 보통 품절이기 때문에 우리 고객들에게 그런 스타일을 제골할 수가 없는 겁니다. “  
“ 그렇다면 어떻게 오프라인 신발가게들은 브랜드들의 인기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거지요? “ 내가 물었다 
“ 자기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니까요” 

_ 딜리버링해피니스148p ~ 150p 


이와 같은 외국의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물류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류를 통한 배송 서비스에 관심을 가졌던 곳은 인터넷 도서 쇼핑몰이다. 배송 예정일 안내와 하루배송과 당일 배송 등의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쇼핑몰에서 가장 빠르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약 10여년 동안 인터넷 쇼핑몰 물류에 대한 성장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물류에 대한 성장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물류센터 안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 절감과 배송 속도 향상 등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 지금도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물류의 규모를 조금씩 확대해가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성장에 대한 제자리 걸음이란 소비자의 배송서비스 만족을 높이기 위한 전략 방향 설정과 장기적 투자를 통한 서비스 만족도 향상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서비스 만족을 높이기 위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물류 조직과 센터를 구축해 나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물류의 성장을 위해서는 거대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보다는 물류에 대한 성장을 집중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조직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한다 

최근에 물류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2014년에 1월부터 3월까지 인터넷 쇼핑몰에서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한 곳은 벌써 3곳이나 있으며 쇼핑몰별로 추가적으로 지역 거점 물류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용인 보정동에 구축하였고 이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지역에 4곳의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 또한 적지 않다 기존의 물류센터들은 투자라고 해야 컨베이어와 자동분류기 ( SORTER ) 그리고 자동 포장기 정도가 가장 큰 인프라 투자였지만 이마트 온라인 쇼핑 전용 물류센터는 온라인 총괄 상무가 직접 지휘하여 첨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전자동 물류센터로 구축하였고 이를 위해 전세계에 전자동 물류센터를 직접 찾아가 벤치마킹했다는게 업계의 후문이다. 

GSshop 에서는 3월 군포 복합물류단지에 온라인 쇼핑몰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였다 GSshop에서는 지금까지 이천에 홈쇼핑 기반의 물류센터만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의 고속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였고 지속적인 투자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력도 계속 확충하고 있는 중이다 .

그리고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커머스 중 가장 물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쿠팡에서는 3월에 파주 봉암리에 4,700평 규모의 제2물류센터를 구축하였고(제1센터는 파주 출판단지내 3,000평 규모로 운영 중이다 ) 조만간 대구와 울산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지방 거점 물류센터까지 확장하여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리고 또한가지 배송 조직을 직접 셋팅하여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사 배송 기사를 채용 중이다 ( 쿠팡 사이트 인재 채용 페이지에 공고 중 )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배송은 택배사에 아웃소싱을 주는 방식을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나 이 영역까지 직접 관리하여 고객의 배송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류를 강화하고 있는 요즘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CLO ( Chief Logistics Officer )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류 부서를 보면 물류는 대부분 경영관리나 고객만족 조직을 관리하는 임원이 같이 운영하거나 하위 팀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다양한 조직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대표되는 조직이 MD ( MERCHANDISER )  일 것이다 쇼핑몰에서는 어느 회사나 가장 강력한 조직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경영관리 , 경영기획 , 고객만족, 개발 , 서비스 기획 등 회사 특성에 맞춰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그에 맞게 최고 경영진이 있다 CEO ( Chief Executive Officer ) 를 중심으로 CFO ( Chief Financial Officer ) CCO ( Chief Customer Officer ) CTO ( Chief Technology Officer ) 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전략을 수립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류에 대한 투자와 물류서비스가 강화되고 있고 아마존과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통해 물류에 대한 투자 및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다보니 기존 쇼핑몰에서도 물류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데 이같은 현황을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곳이 물류가 아닌 전사 전략부서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 쇼핑몰 물류업에 종사하면서 항상 들어왔던 얘기가 있다 ‘ 물류는 고객 만족의 최접점이고 물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결국 물류가 인터넷쇼핑몰에서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서비스가 될 것이다 ‘  국내는 물론 외국계 쇼핑몰이 국내에 물류를 강화하고 있는 요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류 조직의 강화가 절실할 때이며 이를 위해 어느때보다 CLO ( Chief Logistics Officer )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필자가 CLO 가 되고 싶은 이유다.